Travel/Story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 4 ( 2026년 1월 10일 ~ 13일 )

김야꼬 2026. 2. 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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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마지막날, 기차안에서
도쿄 여행 마지막날, 기차안에서

2026년 1월 도쿄 여행 후기 # 4

* 가격과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작성자의 경험과 취향이 섞여 있습니다.
* 긍정적인 리뷰를 지향하고, 부정적인 리뷰는 지양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야꼬입니다. 드디어 도쿄 여행의 마지막 후기로 돌아왔습니다. 2월 일정이 유독 빠듯했던 터라 과연 계획한 대로 이 시리즈를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예정대로 마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꽤 뿌듯한 마음입니다. 개인 작업 역시 계획한 흐름 안에서 잘 진행되었고, 바쁜 와중에도 여행 기록을 끝까지 정리해냈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작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 후기는 본편 4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분량 자체는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별도 카테고리에서 조금 더 깊게 다룬 글이 5편이었으니, 사실상 아홉 편을 정리한 셈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매주 진행하는 위스키 테이스팅 리뷰까지 병행했으니, 체감상으로는 생각보다 밀도 있는 한 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 날은 늘 그렇듯 비행기 시간의 제약이 있어 큰 일정을 소화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자연스럽게 동선도 단촐해졌고, 게다가 여행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사진의 양이 많지 않아 기록 역시 비교적 가볍게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점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덜했지만, 전체적인 동선이 점프하듯 이어지는 인상이 있어 아쉬움도 남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조금 더 여유를 두고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 글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4일 차 일정 중 특히 인상 깊었던 장소와 경험은 별도의 카테고리로 정리해두었습니다. 읽으시다가 특정 장소나 주제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함께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이번 글이 시리즈의 마무리인 만큼, 처음부터 차근히 읽어보셔도 전체 흐름을 보시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 도쿄 여행 시리즈 2026 ( 2026년 1월 10일 ~ 13일 )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 1 ( 2026년 1월 10일 ~ 13일 )

 

우다츠 스시 - 점심 오마카세

 

그린 빈 투 바 초콜릿 나카메구로점 - 퐁당 오 쇼콜라 / 레모네이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 2 ( 2026년 1월 10일 ~ 13일 )

 

무테키야 - NO.1 무테키야 라멘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 3 ( 2026년 1월 10일 ~ 13일 )

 

우나기 카네이치 히가시우에노 - 토쿠조 우나쥬

우에노 거리우에노 거리 2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우에노 거리

 

이날은 조금 일찍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후에는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오전과 점심 사이에 일정을 소화하려면 서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전날과 달리 평범한 평일 아침이라 거리에는 출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휴일이었던 전날 오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고, 우에노의 아침은 분주하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숙소를 나서며 우에노 거리의 마지막 사진을 남겼습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아는 것 하나 없이 낯설게만 느껴졌던 거리였는데, 나흘을 지내는 사이 제법 익숙하고 정겨운 풍경이 되어 있었습니다. 매일 이 길을 걸으며 아침에는 일정의 시작을, 저녁에는 하루의 마무리를 맞이했는데, 이날은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여행에서 오랜만에 오사카와 교토를 찾았을 때, 예전에 걸었던 길을 다시 밟으며 “그래, 이 느낌이었지.” 하고 떠올렸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도쿄를 찾게 된다면, 그때도 우에노 쪽에 숙소를 잡고 비슷한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법 정이 들었던 거리였습니다.

커피와 담배수퍼사와 레몬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서 커피와 담배를

 

일정의 첫 시작은 카페에서 정신을 정리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이날은 유독 이르게 숙소를 나선 탓에 마음이 다소 분주했습니다. 오전 일정을 동선과 시간에 맞춰 촘촘하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고, 잠시 숨을 고를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길목에 카페가 있어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실내 흡연이 가능한 카페였습니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은, 애연가인 제게는 꽤 반가운 조합입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이런 실내 흡연이 가능한 카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 아쉬움이 있었던 터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다만 이곳 역시 3월 이후로는 흡연이 금지될 예정이라고 하여, 묘하게 막차를 탄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쉽기도 했지만, 마지막 기회를 경험한 듯한 작은 행운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마신 커피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일본 동네 카페에서는 주로 블렌드를 제공하는 곳이었던 만큼 블렌드 커피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블렌드 커피는 편차가 굉장히 큰 편이라 기대를 크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달콤쌉싸름한 인상 위에 초콜릿 계열의 여운이 비교적 길게 남아, 잠시 머리를 정리하기에 충분한 한 잔이었습니다.

커피와 함께한 담배는 ‘블랙 잭 수퍼 사와 레몬’이었습니다. 예전 가족 여행 중 누님이 한 번 나눠주셨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인상이 좋아 이후에 몇 갑을 따로 구매해 두었습니다. 시트러스한 향과 시원한 멘솔의 조합이 꽤 선명한 편이라, 여행 중 기분 전환용으로 잘 어울리는 제품입니다. 이전에는 6mg를 피웠는데, 이번에는 8mg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제품은 일반 편의점보다는 담배 전문 매장에서 주로 보이는 편입니다. 전문 매장이 아주 드물지는 않지만, 접근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 찾을 때 약간의 수고가 필요합니다.

여담으로, 이 시리즈가 과거 국내 담배 회사인 KT&G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보다 마일드한 ‘블랙 잭’ 라인업만 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9~10mg 수준의 강한 제품으로,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타르 - 저니코틴 트렌드로 흐름이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단종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에도 이 레몬 사와 계열이 출시되었다면, 현재의 멘솔 선호 흐름에서는 또 다른 반응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케야 1
타케야에서 선물 쇼핑

 

커피와 담배로 어느 정도 정신을 정리한 뒤, 다음 일정으로 지인들 선물과 국내로 가져갈 간식들을 구매하기 위해 타케야에 들렀습니다. 타케야는 대형 슈퍼마켓에 가까운 형태로, 식품부터 각종 잡화까지 비교적 폭넓게 취급하는 곳입니다.

성격은 돈키호테나 빅 카메라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규모나 상품의 다양성에서는 돈키호테가 더 방대한 느낌이고, 타케야는 그보다 한결 정돈된 인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 점이 더 편하게 느껴졌는데, 필요한 물건은 대부분 갖추고 있으면서도, 과하게 붐비지 않아 동선이 수월했습니다. 거기에 일본 로컬 식품에 조금 더 가까운 분위기라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여행 마지막 날에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매장 내 혼잡도가 체감상 크게 다가오는데, 짐을 끌고 물건까지 구매하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곳은 비교적 여유가 있어 그 부담이 덜했고, 게다가 면세도 가능해 굳이 돈키호테를 고집할 이유가 없더군요.

이날 필요한 선물과 간식 대부분을 이곳에서 정리할 수 있었고, 덕분에 이후 일정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여자친구가 미리 정보를 찾아둔 덕에 동선이 효율적으로 정리된 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에 다시 도쿄를 찾게 된다면, 선물이나 간식 구매를 위해 한 번쯤 다시 들를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타케야 신봉자(?)처럼 기록하게 되었는데, 매장 구경의 재미나 압도적인 물량 면에서는 돈키호테가 확실히 강점이 있습니다. 두 곳은 결이 조금 다르다는 정도로만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카네이치 (かねいち)카네이치 (かねいち) 2카네이치 (かねいち)의 우나쥬카네이치 (かねいち) 3
우나기 카네이치(かねいち) 히가시우에노

 

타케야에서 쇼핑을 마친 뒤, 점심 식사를 위해 우나기 카네이치 (かねいち)를 찾았습니다.마지막 날 점심으로는 조금 더 일본적인 분위기가 또렷하게 느껴지는 메뉴를 선택하고 싶었고, 여러 후보를 고민하던 중 타베로그 평점과 오랜 연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래는 다른 식당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동선도 자연스러웠고 무엇보다 현지 평가가 상당히 안정적이어서 신뢰가 생겨 최종적으로 이곳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장어 요리는 가격대가 있다 보니 한동안 접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잘 구워진 장어 덮밥을 맛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반가운 식사였습니다. 감칠맛 듬뿍인 타레 소스와 엄청나게 부드러운 장어의 조합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응대였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 들러주어 고맙다는 말을 건네받았는데, 오히려 감사한 쪽은 제 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음식의 완성도와 더불어 그 분위기까지 더해져,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기억에 오래 남을 한 끼가 되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우에노를 찾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를 식당일 것 같습니다.

우에노 히가시우에노에 위치한 우나기 카네이치(かねいち)에 대한 보다 자세한 후기는 별도의 글로 정리해두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함께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026.02.18 - [Travel/Eating] - 우나기 카네이치 히가시우에노 - 토쿠조 우나쥬

 

우나기 카네이치 히가시우에노 - 토쿠조 우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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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틀오프(Bottle Off) 1하쿠슈와 80년대 올드파바틀오프(Bottle Off)의 올드보틀
바틀오프(Bottle Off)

 

우나기 카네이치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뒤, 마지막 일정으로 리쿼샵을 한 곳 더 들르기로 했습니다. 방문한 곳은 바틀오프(Bottle Off)였습니다. 전날 시나노야(Shinanoya)와 리쿼마운틴(Liquor Mountain)을 둘러봤지만, 유독 ‘이거다’ 싶은 병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하이볼용으로 생각했던 하쿠슈 DR도 예상보다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곳만 더 들러보고, 아니면 면세점에서 정리하자는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원하는 병을 모두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쿠슈 DR은 애초에 구매를 염두에 두었던 터라 큰 고민 없이 집었습니다. 문제는 마지막 한 병이었습니다. 이미 무카와에서 무난하고 괜찮은 보틀을 두 병 구매한 상황이었고, 여행 막바지라 예산도 여유롭지 않았기에 ‘정말 마음에 드는 병이 아니면 사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1980년대 올드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의 올드파는 현재 제품과 달리 43% 도수로 병입되었고, 블렌딩에 사용된 원액의 구성이나 퀄리티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시기의 보틀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1970~80년대 일본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위스키 소비가 급증하던 시기였고, 고급 수입 위스키가 대량으로 유입되던 구조였습니다. 그 영향으로 70~90년대 올드파가 일본 시장에 상당히 많이 풀렸고, 현재까지도 비교적 저렴하게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제품으로는 조니워커(Johnnie Walker) 특급 시리즈가 자주 언급되는데,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조니워커가 상위에 있지만 일본 시장 내 유통량과 수요 구조의 차이로 인해 오히려 올드파가 더 접근성 좋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배경까지 겹치니, 이번 선택은 제 기준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정이었습니다.

위스키를 구매한 뒤에는 매장에 진열된 올드보틀들을 잠시 구경했습니다. 그중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병은 고든앤 맥페일 탈리스커 1956(Talisker 1956 Gordon & MacPhail)이었습니다. 검은 배경에 독수리 라벨이 인상적인 보틀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제품입니다. 정확한 시세는 매물과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백만 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병이라 실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꽤 인상 깊었습니다. 이 시기의 탈리스커는 많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성배"로 언급되곤 하는 만큼, 사진으로나마 기록을 남길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생크림 케이크와 메론소다
생각해보니 메론소다를 깜빡했네요

 

바틀오프에서 쇼핑을 마친 뒤, 잠시 쉬어가기 위해 근처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이때가 대략 오후 1시쯤이었는데, 타케야와 바틀오프에서 미리 쇼핑을 마쳐둔 덕분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여유로웠습니다. 마지막 날은 늘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날은 오히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들어간 카페였는데, 결국 기차를 타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주문한 건 생크림 케이크와 메론소다였습니다. 쇼핑을 하며 돌아다니느라 피로가 제법 쌓인 상태였기에, 달달한 걸로 잠시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료는 처음에는 커피가 아닌 다른 걸 마시고 싶었습니다. 여행 내내 카페인과 단 음료를 많이 마셨던 터라, 조금은 상큼하고 가볍게 리프레시할 수 있는 음료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메뉴판에서 메론소다를 발견하자 시선이 멈췄는데, 돌이켜보니 이번 여행 동안 메론소다를 한 번도 마시지 않았다는 게 문득 떠올랐습니다. 일본에 오면 늘 한 번쯤은 마시곤 했던 음료였기에, 예정과 다르게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맛 자체만 놓고 보면, 아주 특별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음료입니다. 어디서 마셔도 비슷한, 익숙한 단맛과 청량감. 그럼에도 이상하게 일본에 오면 꼭 한 번은 찾게 되는 음료입니다. 카페에서 마시지 않으면 자판기에서라도 하나 뽑아 마시게 되는, 일종의 작은 습관 같은 존재입니다.

 

이날 마신 메론소다 역시 특별히 인상적인 맛이었다기보다는, ‘아, 이번 여행에서도 결국 한 번은 마셨구나’ 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익숙한 맛으로 잠시 쉬어가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우에노 시장 거리스카이라이너
우에노거리를 뒤로 하고 공항으로

 

카페에서 휴식을 마친 뒤,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역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장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며 혹시 빠뜨린 게 없는지 확인했는데, 문득 어머니께서 고양이 굿즈를 좋아하신다는 게 떠올랐습니다. 마침 근처에 가챠샵이 있어 가볍게 1~2개 정도 뽑은 뒤, 그렇게 마지막 소소한 쇼핑까지 마무리하고 우에노역으로 향했습니다.

돌아갈 때 역시 첫날과 마찬가지로 우에노역에서 스카이라이너를 이용했습니다. 미리 예약은 해두었지만, 현장에서 탑승 시간 지정 절차를 다시 거쳐야 했습니다. 공항에서 처음 탑승할 때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기에 이번에도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다른 관광객 무리와 시간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늦어질뻔 했습니다. 자칫하면 원래 계획했던 시간보다 늦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긴장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예정했던 시간대의 열차를 무사히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열차에 올라 자리에 앉고 나서야 조금 전의 긴장이 서서히 풀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돌아보면 여행의 첫날과 마지막 날은 늘 비슷한 긴장감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첫날은 낯선 곳에 도착한다는 긴장, 그리고 마지막 날은 정해진 시간 안에 돌아가야 한다는 긴장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고, 공항으로 향하는 풍경이 창밖으로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하자 그제야 비로소 여행이 끝나가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좌석 사진을 몇 장 남긴 뒤, 더 이상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가만히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몸을 쉬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여행의 마지막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우동을 와바박3터미널
짐을 부치기전 마지막으로 우동 러쉬

 

40분 정도 기차를 타고 이동한 끝에,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기억으로는 2터미널에 도착한 뒤 3터미널까지 이동해야 했는데, 터미널 간 셔틀버스도 있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했고 도보로도 크게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수속을 진행하기 전, 터미널 내부에서 캐리어 짐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예상보다 공간이 꽤 여유롭게 남아 있었고, 이 기회를 놓치기 아쉬워 마지막으로 편의점에 들러 닛신 돈베이 키츠네 우동을 여러 개 구매했습니다.

 

마침 기존의 오리지널 사이즈뿐만 아니라 작은 사이즈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는데, 오리지널이 식사 대용으로 적합한 크기라면 작은 사이즈는 간식이나 야식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크기로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선물용으로 나누어 주기에도 적당한 크기라 생각되어 작은 사이즈 위주로 여러 개를 선택했습니다.

선물이라는 것이 꼭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여러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수량이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작은 사이즈를 여러 개 구매한 선택은 꽤 만족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실제로 여행에서 돌아온 뒤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을 때 반응도 좋았고, 여러 사람에게 부담 없이 전달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습니다. 지금도 집에 남겨둔 몇 개를 가끔 야식으로 꺼내 먹고 있는데, 그때의 여행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적어보자면, 예전에 오리지널 사이즈의 컵라면이나 키츠네 우동을 가져올 때는 캐리어 내부에서 일부 제품이 파손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단 하나도 손상되지 않고 온전히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캐리어 내부 물품의 파손 여부는 상황과 운에 크게 좌우되는 부분이지만, 작은 사이즈는 개별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고 충격이 분산되기 쉬워 파손 위험도 다소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리타 제 3공항 면세점
가볍게 면세점을 둘러보면서

 

짐도 무사히 위탁 수하물로 맡기고, 출국 심사를 마친 뒤 나리타 공항 제3터미널 면세 구역에 도착했습니다. 출국 심사 구역은 촬영이 제한되어 있어 따로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는데,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한국에서 출국할 때보다 절차가 조금 더 간소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막힘 없이 빠르게 흐르는 분위기였고, 큰 대기 없이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항상 일본에 입국할 때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는 반면, 귀국을 위해 출국할 때는 비교적 빠르게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입국 절차가 조금 더 길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공통적인 흐름처럼 느껴졌습니다.

출국 심사를 마친 뒤 도착한 면세점은, 사전에 들었던 것처럼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작은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둘러보니 기본적인 상품 구성은 대부분 갖추어져 있었고, 주류나 담배, 간식류 등 면세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품목들은 전반적으로 고르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 나고야를 방문했을 때 제2터미널 면세점의 규모가 상당히 작았고, 상품 구성도 제한적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나리타 제3터미널 면세점은 훨씬 안정적이고 충분한 구성을 갖추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날 면세점에서는 주로 담배와 주류 코너를 중심으로 둘러보았고, 함께 나누어 줄 선물용 간식들도 몇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다만 면세점 내부를 자세하게 촬영하지는 못했는데, 촬영이 제한된 구역이어서라기보다는 여행 막바지에 접어들며 누적된 피로로 인해 사진을 많이 남기지 못했던 것이 더 큰 이유였습니다. 그래도 인상 깊었던 몇 가지는 따로 사진으로 남겨두었기에, 그 부분들을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하쿠슈히비키 마스터
산토리 위스키

 

면세점 내부를 둘러보다가 가장 먼저 위스키 코너로 향했습니다. 이날 위스키 코너에서는 오랜만에 산토리의 면세점 전용 제품인 야마자키 스모키 배치와 하쿠슈 비터스윗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오사카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해당 제품들을 보긴 했지만, 그때는 이미 완판된 상태였기에 실물을 볼 수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면 이번에는 비교적 수량이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었고, 진열대에도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자매품인 히비키 하모니 역시 진열되어 있었으며, 단품뿐 아니라 세트 구성으로도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두 종류 세트 구성의 경우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지 않았지만, 세 종류를 함께 묶은 구성에서는 소폭 할인된 가격이 적용되는 듯 보였습니다. 다만 국내 면세 반입 한도 규정을 고려하면 일행이 없는 상황에서 세트 구성을 선택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는 조건이었고, 현실적으로는 단품 위주로 고려하는 것이 적절해 보였습니다.

야마자키 스모키 배치와 하쿠슈 비터스윗은 이전에 직접 테이스팅 리뷰로 소개드린 제품들인데, 개인적으로 야마자키 스모키 배치는 야마자키 특유의 부드럽고 정제된 구조 위에 절제된 피트가 은은하게 더해진 스타일로, 비교적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반면 하쿠슈 비터스윗은 훨씬 인상 깊었던 제품으로, 스패니시 셰리 오크에서 기인한 진득한 셰리의 밀도와 하쿠슈 특유의 청량하고 안개 낀 숲을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구성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때 당시 면세 한도에는 여유가 조금 있었기에 구매를 잠시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시리즈들이 단종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한두 병 정도는 확보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대만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던 상황이었고, 최근까지 면세점에서 물량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만큼 이번에는 무리하게 구매하지 않고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결정했습니다.

위스키 코너를 충분히 둘러본 뒤에는 담배 코너로 이동하여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윈스턴 1mg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비흡연자인 여자친구와 함께였기에 면세 한도를 활용하여 두 보루를 구매할 수 있었고, 덕분에 현재까지도 잘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따로 사진으로 남겨두지 못한게 조금 아쉽군요.

로이스 초콜릿비싸진 로이스
가볍게 구매하기 힘들어진 로이스 초콜릿

 

위스키 코너를 충분히 둘러본 뒤, 이번에는 면세점 내에 있는 로이스 초콜릿 매대로 향했습니다.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항상 몇 개씩 구매해오던 제품이었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뛰어난 맛과 냉장 보관 시 비교적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물용으로 상당히 훌륭한 선택지라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격을 보고 조금 놀라게 되었습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800~900엔 수준이었던 제품이 1,125엔까지 인상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환율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약 7~8천 원 정도였던 제품이 이제는 1만 원 수준까지 올라온 셈인데, 단순한 금액 이상의 심리적인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실제 상승 폭 자체도 적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가격 앞자리가 바뀌면서 체감되는 부담감이 훨씬 크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한동안 매대를 바라보며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구매하지 않고 돌아서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단순히 로이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카카오 원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초콜릿 제품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1,000엔 수준이지만, 앞으로 2~3년, 혹은 5년 정도가 지나면 2,000엔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이더군요. 이번에는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내려놓았지만, 막상 구매하지 않고 나오니 아쉬움이 남더군요. 아마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결국 몇 개 정도는 다시 집어 들게 될 것 같습니다.

대신 이번에는 로이스 초콜릿이 아닌, 그레이프스톤의 대표적인 기념품인 도쿄바나나를 몇 상자 구매했습니다. 원래 도쿄바나나는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편이라 선물용으로는 다소 애매하다고 생각해 일부러 구매를 피하는 편이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헤프닝이 생기면서, 결과적으로 선물 전달까지의 시간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그 덕분에 부담 없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정 변동은 단순한 헤프닝이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도 꽤 기억에 남는 작은 사건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고, 당시에는 어떤 이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일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착의 저주
빌어먹을 연착의 저주

 

간식 쇼핑을 마친 뒤, 비행기 시간에 맞춰 게이트로 이동해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게이트 앞에서 승무원분들께서 도시락과 주먹밥, 그리고 차를 나눠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저녁 시간대와 겹쳐서 간단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 시간이 대략 6시쯤이었고, 식사 시간과 애매하게 걸쳐 있기도 했으며, 특히 제3터미널 내부에는 편의점이 없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였기 때문에 그런 배려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받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지 않았고, 전반적인 공기가 묘하게 무겁더군요.

마침 옆에 계시던 노부부께서도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길이라 무슨 상황인지 여쭤보았는데, 그 비행기가 무려 10시간이나 연착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작년 여행에서도 연착을 두 번 경험한 적이 있었지만, 길어야 30분에서 1시간 정도였기에 10시간이라는 시간은 쉽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그제서야 왜 식사를 제공하는지 이유를 알겠더군요.

 

이때 저희 일정 또한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는데, 1시간 정도의 연착이라면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었지만 2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과 버스가 모두 끊기게 되는 상황이었기에, 나름대로는 충분히 비상 상황이었습니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 흐르는 동안, 노부부의 비행기뿐 아니라 저희가 탑승할 예정이던 비행기 역시 계속해서 연착이 이어졌습니다. 점점 게이트 주변의 분위기도 험악해지기 시작했고, 상황을 보아하니 예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이더군요. 그래서 결국 예약해두었던 공항버스 표를 취소하고, 이후의 이동 계획을 다시 고민해야 했습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한국에 도착하면 아버지께 픽업을 부탁드리고 본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물론 그조차도 무사히 출발하고 도착했을 때 가능한 이야기였고, 만약 노부부처럼 10시간 이상 지연된다면 그 이후의 상황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면세점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구매해 여자친구와 간단히 식사를 하며, 초조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중, 약 30분 정도가 지난 뒤 탑승 안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순간, 적어도 공항에서 밤을 보내는 일은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이 나왔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도 노부부의 비행기는 여전히 연착 상태였습니다. 항공기 운항은 정해진 기체와 편성에 따라 이루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지만, 오랜 시간 기다리고 계시던 분들을 두고 먼저 탑승하게 되는 상황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걸렸습니다. 시스템상의 이유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감정적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다소 복잡한 마음을 안은 채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기내에서 약 40~50분을 더 기다린 끝에 비로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이 연착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기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국 도착
오랜 시간이 걸려서 한국에 도착

 

오랜 시간 끝에, 무사히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당초에는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 도착 예정이었지만, 연착의 영향으로 실제 도착 시간은 밤 11시 30분쯤이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늦은 시간이었지만, 맡겼던 짐들도 파손 없이 온전히 도착했고, 무엇보다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공항을 빠져나오는 순간에도, 게이트에서 마주쳤던 그 노부부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무사히 출발하셨을지, 긴 기다림 끝에 잘 돌아가셨을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일이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 때문인지, 여행의 마지막에 남겨진 작은 여운처럼 마음 한켠에 남아 있었습니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 속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감정이 조용히 남아 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공항을 나와 아버지의 차를 만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차에 올라타는 순간, 비로소 여행이 끝났다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이때 도쿄에서는 영상 16도의 온화한 날씨였지만, 한국은 영하 16도의 한파가 찾아와 있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사이에 계절이 완전히 바뀐 듯한 온도차였고, 그 속에서 마주한 익숙한 풍경과 아버지의 모습이 유난히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예정대로 집으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본가에서 부모님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여행의 마지막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해온 선물도 잘 전해드릴 수 있었고, 다음날 지인들에게도 무사히 건넬 수 있었습니다. 일정의 변동 덕분에 구매하게 되었던 도쿄바나나 역시, 덕분에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예상과는 조금 다른 마무리였지만, 돌이켜보면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마지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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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자, 이렇게 해서 나름 길었던 2026년 도쿄 여행기의 기록이 모두 끝났습니다. 기록을 작성하면서 지난번 오사카 - 교토 여행 후기가 얼마나 걸렸는지 문득 확인해보았는데, 2월에 시작해 6월 마지막 날에 마무리했더군요. 약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셈인데, 반면 이번 여행기는 예정했던 대로 한 달 안에 모든 기록을 마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여행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보다 생생한 상태로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기록을 작성하면서, 여행기를 정리하는 나름의 방식과 흐름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머릿속에서 충분히 그려본 뒤 작성하다 보니, 이전보다 훨씬 안정된 속도로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글이라는 것은 결국 반복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비교적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기록이었습니다.

여행 기록을 정리하면서, 이번 여행의 제목을 정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전처럼 단순하게 장소 중심으로 표현할지, 아니면 이번 여행을 관통하는 하나의 감정을 담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여행 당시 도쿄의 날씨는 한겨울임에도 비교적 온화한 편이었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들의 배려와 순간들이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고 함께해준 여자친구의 배려, 여러 가게와 식당에서 마주했던 친절한 응대,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순간마다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한 기억들까지. 분명 계절은 차가웠지만, 그 안에서 경험했던 시간들은 오히려 그 추위를 잊게 할 만큼 따뜻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단순히 한 도시를 방문했던 기록이 아니라, 차가운 계절 속에서 따뜻함을 경험했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딘가 차갑고 낯설게 느껴졌던 도시였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지금의 도쿄는, 따뜻한 기억으로 채워진 도시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도쿄를 찾게 된다면 그때도 이번과 같은 따뜻한 순간들을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때의 기록 또한, 지금처럼 천천히 정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렇게 해서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의 기록은 여기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다음 3월에는 여행 중간중간 언급했던 대만 여행의 기록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번처럼 긴 시리즈가 아닌, 한 편의 글로 가볍게 정리해볼 생각이지만, 또 다른 방식의 여행과 기억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길었던 도쿄 여행기의 기록을 함께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기록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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