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tory

차가운 계절을 녹이는 도시, 도쿄 여행기 # 1 ( 2026년 1월 10일 ~ 13일 )

김야꼬 2026. 1. 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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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0일,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2026년 1월 10일,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2026년 1월 도쿄 여행 후기 # 1

* 가격과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작성자의 경험과 취향이 섞여 있습니다.
* 긍정적인 리뷰를 지향하고, 부정적인 리뷰는 지양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야꼬입니다. 오랜만에 여행 후기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교토, 오사카 여행 이후로 약 1년 만의 여행 기록이네요. 이번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도쿄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출발 전부터 개인적으로 꽤 의미가 있었는데요,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첫 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고양이들을 키우다 보니 외박 자체를 가급적 피하는 편이라, 멀리 떠나는 여행을 쉽게 계획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작년부터 마음먹고 미리 티켓을 끊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여자친구의 동생분께 부탁을 드려 은하와 셰리를 잘 돌봐주셨고, 덕분에 마음 놓고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이번 여행 후기는 작성하면서 최대한 루즈한 부분을 덜어내고, 너무 디테일에 치우치지 않는 선에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여행 후기들을 다시 읽어보니 디테일은 나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분량이 꽤 부담스러워서 쓰는 입장에서도 읽는 입장에서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후기를 쓰다 보면 “아, 이거 생각보다 꽤 피곤한데?!”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던 터라, 이번에는 나름대로 추려서 기록해보려 합니다. (과연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한 포스팅에 모든 이야기를 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이번 여행 후기도 파트별로 나누어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기억에 특히 남았던 식당이나 장소들은 별도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조금 더 자세하게 기록하려 합니다. 사진은 가능하면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려고 하지만,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순서가 조금 뒤섞일 수도 있는 점은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눈 폭풍
살려다오

 

2026년 1월 10일 토요일, 시간은 대략 정오를 막 넘긴 시점이었습니다. 출국 시간에 맞춰 슬슬 짐을 챙겨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분명 눈 소식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있는 상황이라 우산을 쓰기도 애매해서, 그냥 포기하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그때 속으로는 “아, 작년 여행도 눈 때문에 꽤 트롤링을 당했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반겨주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히 여행을 다녀온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면, 날씨가 좋지 않았던 건 딱 이때뿐이었고, 이후 일정 내내 작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화창해서 오히려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사실 눈이 온다고 해서 제 입장에서는 크게 거슬리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젖으면 젖는 거지, 하는 느낌이었달까요. 하지만 이번 여행은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첫 여행이다 보니, 저보다는 여자친구 쪽이 더 신경 쓰였습니다. 아무래도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를 테니까요.

실제로 집을 나서기 전 여행 준비를 하면서 꽤 공을 들였는데, 눈이 워낙 많이 오는 바람에 헤어 세팅이 거의 다 망가져 조금 속상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워낙 씩씩한 성격이라 웃으면서 넘기긴 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여행 시작부터 너무 힘들게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지하철 안에서 다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본인이 만족할 만큼 세팅을 다시 마칠 수 있어서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인천공항 01인천공항 02인천공항 03
머뭇거릴 틈이 없다!!

 

약 두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끝에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이동하는 동안 계속 앉아서 갈 수 있었던 덕분에, 눈보라에 휩쓸려가며 소모됐던 체력과 멘탈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겨울이라 지하철 안에 히터도 잘 틀어져 있어서, 젖었던 옷도 거의 다 말라 뽀송한 상태로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했을 당시 시간은 꽤 여유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천천히, 여유롭게 움직이려고 마음먹었는데.. 이상하게도 공항만 오면 괜히 마음이 급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서인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초점이 흔들린 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사진은, 여자친구가 뒤에서 저를 부르고 있었는데 제가 마음이 급해 전혀 듣지 못한 채 앞만 보고 가는 장면을 찍은 거더군요(…). 사진 속 제 모습이 꽤 다급해 보이는데, 그때 머릿속에는 “빨리 수속을..! 수속을 해야 된다...!” 이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여자친구의 호출을 완전히 무시하고 가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지금 와서 보니 꽤 웃지 못할 장면이었네요. 하하.

셀프 수하물 수속
이번에도 셀프 수하물 수속으로

 

이번에도 E-티켓과 셀프 수하물 서비스를 이용해서 비교적 빠르게 출국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 두 가지 덕분에, 예전에는 해외여행을 앞두고 공항에 최소 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마음이 놓였는데, 요즘은 1시간 반 정도만 잡아도 꽤 여유롭게 출국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은 오후 출발 일정이라 그런지, 오전에 비해 출국하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심사 과정도 훨씬 빠르게 진행되더군요. 체감상으로는 평소보다 거의 두 배 정도는 빨랐던 느낌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쾌적해서 꽤 만족스러웠네요.

참고로 이번에 오후 출발을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여행을 조금 더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보통 저녁 비행기를 탈 때는 집으로 돌아오는 아쉬운 순간이 떠오르는데, 이번에는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설렘이 남아 있는 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오후 출발이 꽤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여자친구와 여행을 갈 때도 비슷한 일정을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작년부터 던전앤파이터를 다시 즐기고 있다 보니, 주말 레이드를 출발 전에 돌릴 수 있다는 소소한 장점도 있었습니다. 이날도 디레지에 레이드를 무려 7캐릭터나 돌리고, 디레지에 레거시 무기까지 챙기는 데 성공해서 아주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ㅋ

면세점 1면세점 2면세점 3면세점 보모어
언제나 즐거운 면세점 위스키 코너 구경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 이번에도 면세점을 가볍게 둘러보았습니다. 사실 다른 코너들은 거의 보지 않고 위스키 코너만 집중해서 보고 지나갔는데, 출국할 때는 짐이 늘어나는 게 아무래도 부담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선이 짧아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기록의 메인이 위스키인 만큼 위스키 코너만큼은 천천히 구경하고 지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자친구가 조금 지루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군말 없이 함께 따라다니며 구경해 준 게 참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같이 여행을 온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더군요.

이번에는 보틀 사진도 몇 장 찍었는데, 작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아서 비교적 가까이에서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조금 더 자세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네요. 이번에 가장 눈여겨본 곳은 보모어였는데, 평소에도 굉장히 좋아하는 증류소이기도 하고, 새롭게 나온 라인업이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모어 딥 앤 컴플렉스가 있는지도 확인해봤지만, 역시 단종된 제품이라 면세점에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제품이라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라 조금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사진은 남기지 않았지만, 라프로익 25년 캐스크 스트렝스도 가격이 꽤 괜찮게 형성되어 있어서 할인을 받으면 면세 한도 내에서도 가능하겠더군요. 잠시나마 진지하게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크리스피 도넛크리스피 도넛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도넛과 커피는 항상 옳습니다

 

면세점 구경을 마친 뒤에는, 이번에도 출국 전에 간단하게 도넛과 커피로 요기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정말 탁월했는데, 일본에 도착하고 나서 그 이유를 바로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미리 비짓 재팬(Visit Japan Web)으로 수속을 해두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다른 대형 항공편과 동시에 도착하는 바람에 입국 심사가 상당히 번잡했고,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작년에는 비짓 재팬으로 미리 등록을 했을 때와 그냥 수속을 밟았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서 이번에는 굳이 하지 않았는데, 이 날은 사진 찍는 것도 잊을 정도로 정신이 없을 만큼 대기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나마 출국 전에 도넛과 커피를 먹어둔 덕분에 버틸 수 있었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왔더라면 꽤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덕분에 다음에 일본에 갈 때는 조금 귀찮더라도 꼭 비짓 재팬으로 미리 수속을 해두고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출국전 설레임을 가지고 있는 나
설레는 마음과 함께 한장

 

출국을 앞두고 여자친구가 마침 앉아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도나 배경이 마음에 들어서 꽤 만족스러운 사진이 되었네요.

 

사진만 보면 상당히 여유롭게 출발을 기다리는 느낌이지만, 사실 이 사진을 찍고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새 탑승 시간이 코앞까지 와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말 그대로 후다다닥 움직이면서 급하게 탑승을 마쳤네요. 하하.

선샤인비행기 풍경 촬영비행기 창 밖구름
비행기에서 몇장 찍었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한 뒤에는 여자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에 좌석을 선택할 때 일부러 창밖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로 여자친구를 배정했는데, 창밖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제가 더 뿌듯해지더군요.

 

기내에서도 사진을 몇 장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창밖 풍경을 영상으로 찍고 있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행을 앞둔 설렘이 자연스럽게 담긴 느낌이라 색감이나 구도 모두 마음에 들어서 이번 글의 대표 사진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는, 창밖 풍경도 구경하고 좌석에 비치된 면세 상품 카탈로그도 넘겨보다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쯤부터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플레이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여행에서도 이동 시간에 즐기기 참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켜게 되었네요. 평소에는 핸드폰 게임으로 냥코대전쟁을 주로 하는 편인데, 비행기 안에서는 통신이 되지 않아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보니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딱 알맞았습니다. 이때 승천 13부터 15까지 등반에 성공했는데, 출국할 때 한 층, 귀국할 때 두 층을 올라 총 세 단계나 올렸습니다.

푸딩과 다마고 샌드
입국 심사후 푸딩과 타마고 샌드를 먹었습니다

 

일본 입국 수속을 모두 마친 뒤에는 바로 편의점에 들러 푸딩과 타마고 샌드(계란 샌드위치), 그리고 여행 올 때마다 늘 함께하는 윈스턴 1미리를 구매했습니다. 사진에는 윈스턴을 찍는 걸 깜빡했는데, 매번 일본에 올 때마다 신세지는 녀석이라 괜히 언급하고 싶어지네요.

앞서 말했듯 수속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모했던 터라 허기가 상당히 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에서 푸딩과 타마고 샌드를 먹었는데, 지난 여행에서도 이 조합을 정말 좋아했었고 이번 여행 역시 시작부터 입에 넣고 출발할 정도로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여행에는 푸딩을 여러 종류로 꽤 많이 먹었는데, 여자친구의 이번 여행 목표 중 하나가 ‘푸딩을 산더미처럼 먹기’였던 터라 저도 옆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때 먹은 푸딩과 타마고 샌드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여행으로 지친 몸에 스며드는 듯한 맛이었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일본은 계란이 들어간 음식들이 참 맛있는 것 같습니다. 계란 자체의 품질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알 수 없는 비법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계란이 들어간 제품만 보면 괜히 한 번 더 손이 가게 되네요.

스카이라이너 발권스카이라이너 표일본 지하철우에노 도착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우에노로

 

간단하게 요기를 마친 뒤에는 나리타 공항에서 이번 여행의 거점인 우에노로 이동하기 위해 미리 예약한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발권하러 갔습니다. 스카이라이너를 이용하면 우에노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가격 또한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 고민 없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오전 시간대에 비해 저녁에는 배차 간격이 조금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크게 기다리지 않고 탑승할 수 있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내부 사진은 따로 찍지 못했는데, 하필 이때 여자친구의 캐리어가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그걸 고치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

 

느낌을 비교하자면 예전에 오사카에서 교토로 이동할 때 탔던 하루카 패스와 꽤 비슷한 인상이었는데, 하루카가 조금 더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였다면, 스카이라이너는 전반적으로 세련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좌석도 지정석이라 여행객 입장에서는 변수 없이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고, 승차감도 편안한 데다 이동 시간도 길지 않아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탑승 시간이 저녁이라 창밖 풍경이 어두워서 바깥을 구경하는 재미가 조금 덜했다는 점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이 부분은 돌아오는 날 낮 시간대 풍경을 보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고층 건물이 많은 편이라 개인적으로 느끼는 ‘일본스러움’은 다소 옅게 느껴졌지만, 건물 양식 자체는 또 나름의 분위기가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후기에서 사진과 함께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에노
케이세이 우에노 역

 

약 40분 정도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이번 여행의 거점인 우에노에 도착했습니다. 우에노는 비교적 숙소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고, 도쿄 이곳저곳을 둘러보기에 출발점으로도 꽤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번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지역들은 조금 더 시끌시끌한 분위기이기도 하고, 도쿄라는 도시 특성상 숙소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라 어느 역을 거점으로 잡을지 꽤 고민을 했었는데, 우에노는 가격대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주택가 쪽은 조용한 편이라 이번 여행과 잘 맞는 선택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스카이라이너로 공항에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는데, 올 때도 편했고 돌아갈 때 역시 수월할 것 같아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니, 다음에 도쿄로 다시 여행을 오게 된다면 또 우에노를 거점으로 잡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놓친 점이 있다면,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내리는 우에노역과 실제 우에노 중심부, 그리고 숙소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조금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전에 예상하기로는 숙소까지 약 15분 정도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첫날이다 보니 길을 찾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동선 부분도 조금 더 꼼꼼하게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에노 거리우에노 시장가우에노 시장가 2
생각보다 시끌벅적한 우에노

 

우에노역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가니 어느새 중심가에 도착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상당히 활발해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쪽이 시장가 근처였는데, 처음에는 “어?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도 많고 꽤 활기찬 모습이더군요.

사실 개인적으로 도쿄는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조금은 차가운 이미지일 거라 생각했고, 그중에서도 우에노는 비교적 조용한 동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더 그렇게 예상했던 터라 의외라는 느낌이 컸습니다. 역시나 사람이 사는 곳은 크게 다르지 않은지, 번화가 쪽은 어디든 비슷하게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때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고 있어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느껴지는 에너지 덕분인지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게 주변을 구경하며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니쿠노 오오야마( 肉の大山 上野店 )멘치카츠니쿠노 오오야마( 肉の大山 上野店 ) 사진니쿠노 오오야마( 肉の大山 上野店 ) 사진 2
니쿠노 오오야마(肉の大山 上野店)에서 가볍게 멘치카츠를

 

시장을 둘러보던 중, 이번 여행의 첫 식사로 예정해두었던 니쿠노 오오야마(肉の大山 上野店)에 들러 식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사전에 조사했을 때 내부에도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우에노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정도로 멘치카츠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꽤 기대를 하고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늦어서였는지, 멘치카츠가 딱 두 개만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매장 안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상태였습니다. 원래는 밥과 함께 멘치카츠를 곁들여 기분 좋게 여행을 시작하려 했던 터라 살짝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워서 남아 있던 멘치카츠 두 개를 구매해 여자친구와 함께 가게 앞에서 서서 먹었는데, 확실히 배가 많이 고픈 상태라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육즙이 꽤 풍부하게 느껴지는 멘치카츠라,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우에노 거리우에노 거리 2
주택가로 들어갈수록 차분해지는 우에노

 

가볍게 멘치카츠를 즐긴 뒤 숙소에 짐을 맡기고, 부족한 식사를 채우기 위해 편의점에 들러 이것저것 사 먹었습니다. 역시 멘치카츠 하나로는 식사가 되지 않더군요.

 

먹느라 사진을 남기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낫토마키가 꽤 인상 깊었습니다. 확실히 요즘 한국 편의점도 많이 따라오고 장점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일본 편의점 음식은 한 끼로서의 만족감이 더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숙소로 향하는 길은 번화가와 달리 주택가라 그런지 상당히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이게 제가 처음에 상상했던 우에노의 이미지라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평소에 시끌벅적한 거리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행 첫날이다 보니 아무래도 리프레시가 더 필요했던 것 같고, 소음보다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터라 예상과 딱 맞아떨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 북쉘프(Bar Bookshelff)바 북쉘프(Bar Bookshelff) 2바 북쉘프(Bar Bookshelff) 내부바 북쉘프(Bar Bookshelff)에서 테이스팅
마지막 일정으로 바 북쉘프(Bar Bookshelff)

 

편의점 식사를 마친 뒤, 이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바 북쉘프(Bar Bookshelff)에 방문했습니다. 바 북쉘프는 바 안에 비치된 책(개인이 가져온 책도 가능)과 위스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니크한 공간이었는데, 숙소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라는 점과 위스키를 좋아하는 저,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겹치는 곳이라 여행 첫날의 마무리로 꽤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후기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라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도 되었는데, 막상 방문해보니 이번 여행에서 특히 기억에 남을 만큼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 공간이었습니다. 여자친구 역시 바(Bar)라는 공간 자체를 굉장히 즐기며 책과 위스키를 천천히 음미했고, 저 또한 마스터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이번 여행 후기에서 바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추후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바 북쉘프를 따로 소개해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를 소개하는 글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편인데, 그 부분들을 차분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뒤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북쉘프는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을 만큼 인상 깊었던 공간이었고, 자세한 이야기는 이후 후기로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아사히 슈퍼 드라이
여행의 마무리는 맥주가 국룰이죠

 

바 북쉘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가볍게 편의점에 들러 먹을 것과 하루를 마무리할 맥주를 사서 1일 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첫날이라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몇 가지 생기면서 정신이 조금 없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큰 문제 없이 잘 수습되었고, 무엇보다 파트너인 여자친구가 곤란한 부분들을 잘 케어해줘서 여러모로 기분 좋게 첫날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후기를 작성하며 다시 사진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그때의 기분을 다시 곱씹게 되어 여러모로 의미가 깊게 느껴집니다. 지난 여행 후기를 마무리했을 때도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도쿄 여행 후기 역시 마무리할 즈음에는 비슷하게 진한 여운이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6년 1월, 도쿄 여행기 1일차는 여기까지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아마 지난 여행 후기 때와 마찬가지로, 디테일하게 다루고 싶은 공간들을 먼저 기록한 뒤 2일차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이전에는 글을 쓰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글쓰기 체력도 작년보다 늘었고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것도 한결 수월해진 느낌이라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러길 바라고 있고요, 하하.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가까운 시일내에 다음 기록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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