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스팅에 정답은 없습니다.
* 작성자의 경험과 취향이 섞여 있습니다.
*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칩니다.
Name : 아이돌론 클래식 스프링뱅크 1991 27년
Category : Single Malt
ABV : 48%
Distillery : Springbank
Stated Age : 27 years old
Bottler : The Ultimate Spirits, Rudder Ltd (TUS)
Bottling series : EIDOLON Classic
해외 출시 가격 : 92,950 円
* 2024년 9월 19일 기준
* 국내에서는 정확한 지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3줄 요약
- 잊혀진 올드 스프링뱅크의 하우스 스타일을 담은 베리 중심의 걸작입니다.
- 딸기와 과일잼, 훈제 연어가 만드는 환상적인 단짠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 도수, 캐스크, 상식의 틀을 모두 깨뜨리는 경험이었습니다.
제품 소개
스프링뱅크 증류소는 스코틀랜드 캠벨타운 지역에 위치한 전통 깊은 증류소로, 오늘날까지도 모든 생산 공정을 증류소 내에서 직접 처리하는 몇 안 되는 증류소입니다. 몰트 제작에서 증류, 숙성, 병입까지 전 과정을 자급자족하며, 그 고집스러운 전통은 스프링뱅크 위스키 특유의 복합성과 깊이, 그리고 숙성에 따른 유려한 변화로 이어집니다.
1990년대 초반은 스프링뱅크가 대량 생산과는 거리를 두고, 비교적 적은 양의 위스키를 정성스럽게 빚어내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절의 스프링뱅크는 오늘날과는 또 다른 짙고 무게감 있는 과일 향과 미묘한 피트, 그리고 깊은 미네랄리티를 갖춘 개성적인 몰트를 만들어냈고, 이는 현재 빈티지 스프링뱅크가 높은 수집가적 가치를 지니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Eidolon Classic Springbank 1991 27년은 그런 시대의 스프링뱅크를 정점에서 포착한 1991년 증류, 2021년 병입의 싱글 캐스크 몰트입니다. 숙성은 버번 혹스헤드 캐스크에서 이루어졌으며, 병입 도수는 48%, 총 115병 한정 수량으로 일본 내에서만 추첨을 통해 발매되었습니다.
아이돌론 클래식 시리즈는 사라져버린 과거의 몰트를 현재로 불러오는 것을 테마로 한 리미티드 라인업으로, 본 제품은 그 마지막이자 다섯 번째 릴리즈입니다. 출시일은 2021년 11월 12일, 소비세 포함 정가는 92,950엔이었으며, 단 한 병도 일반 유통되지 않은 희소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Nose ( 향 )
- 딸기 , 열대 과일 , 자두 , 과일잼 , 캐러멜 , 생크림 , 희미한 미네랄리티 , 로즈마리 , 젖은 흙
향을 맡으면 화사하고 진한 딸기 향이 글라스를 가득 채웁니다. 그 뒤로 자두, 프루티한 열대 과일, 과일잼이 층층이 쌓이며, 캐러멜과 생크림의 부드러운 단내가 깊이를 더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딸기와 잼의 존재감은 더욱 또렷해지고, 향 속에서 희미한 미네랄리티와 염분기가 느껴집니다. 마치 바닷바람이 스치는 듯한 느낌입니다. 피트의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않지만, 약하게 스며드는 짠기 속에 바탕처럼 깔려 있습니다.
시음이 끝나갈 무렵에는 딸기와 과일잼 이외의 향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며 더욱 복합적인 전개를 이룹니다. 연상되는 노트로는 로즈마리의 허브 노트와 젖은 흙의 뉘앙스는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끝까지 딸기입니다. 향의 중심이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Taste ( 맛 )
- 베리류 , 훈제연어 , 바닐라 , 리치 , 견과류 , 후추 , 맥아
입에 머금는 순간 퍼지는 것은 딸기, 앵두, 체리 같은 베리류의 과즙미가 느껴지며, 부드럽고 촉촉한 단맛 위로 바닐라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혀끝에는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자리하는데, 마치 훈제 연어를 한입 베어문 듯한 감칠맛과 풍성한 감성이 함께 밀려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리치, 열대 과일의 싱그러운 캐릭터가 피어나고, 견과류의 고소한 질감이 맛의 중심을 다져줍니다. 그 뒤로 희미한 스파이시함이 유입되며, 오일리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완벽하게 융화됩니다.
시음이 끝나갈 무렵에는 스프링뱅크 특유의 고소하면서 짭짤한 맥아 맛이 올라오기 시작하며, 딸기와 훈제 연어의 단짠단짠 조합과 어우러져 마지막까지도 텐션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텍스쳐는 오일리한 느낌이며, 은은한 후추의 스파이시가 따듯하게 느껴집니다.
Finish ( 여운 )
- 딸기 , 앵두, 열대과일 , 리치 , 자두 , 장작 , 젖은 나무 , 요거트
삼킨 직후에는 딸기, 앵두, 리치 등 베리와 트로피컬한 과일의 여운이 남습니다. 여운은 상큼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우며, 달콤하면서 프루티한 여운이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쉬게 만듭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자두 캐릭터가 등장하며 여운은 한층 더 프루티하게 전개됩니다. 동시에 처음엔 감지되지 않던 은은한 장작 계열의 스모키한 피트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부드러운 포옹처럼 전체를 감쌉니다.
시음이 끝나갈 무렵에는 약간의 젖은 나무와 같은 내츄럴한 향기가 코 끝을 스쳐지나가며, 입안에서 요거트 같은 쿰쿰한 산미가 미세하게 스며듭니다.
여운은 긴 편이며, 베리류와 열대 과일이 입과 코, 목 깊숙한 곳까지 천천히 퍼집니다. 여운에서도 딸기의 달콤함과 새콤함이 강하게 퍼지며, 잔잔한 스모키한 피트로 마무리됩니다.
총평 및 후기
이번 제품은 아이돌론 클래식 스프링뱅크 1991 27년입니다.
운 좋게도 일본으로 가족 여행 중 들렀던 몰트바에서 만나볼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날 밤, 스프링뱅크 18년을 마시고 계산까지 마친 뒤였지만,바를 나와 몇 걸음 옮기던 중 왠지 모를 아쉬움이 마음을 붙잡았습니다.한 10분쯤 고민하다 결국 다시 바 안으로 들어섰고, 그렇게 이 보틀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 마시지 않았다면 오래도록 후회로 남았을 것 같습니다.
스프링뱅크 1991 27년을 마시며 느낀 점은, 제가 위스키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스스로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먼저 캐스크 특성에 대한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이 제품은 버번 혹스헤드에서 숙성되었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바닐라나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향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잔을 가까이 댄 순간, 은은하면서도 깊은 베리류의 향, 특히 잘 익은 딸기 향이 화사하게 퍼졌고, 그 느낌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잠시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이런 캐릭터가 정말 버번 캐스크에서 나올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고, 마시는 내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당시 바텐더 분께서는 “이런 향이 바로 예전 스프링뱅크의 스타일이며,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구형 하우스 베리 캐릭터’”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순간부터 캐스크 특성만으로 맛을 단정 짓고 있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도수에 대한 선입견입니다. 평소 저는 고도수 제품을 선호합니다. 도수가 높을수록 맛의 밀도가 살아있다고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은 48%였고, 처음에는 물을 섞은 도수라는 점에서 약간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셔보니, 그 생각은 곧 바뀌었습니다.
맛에서 느껴지는 밀도와 집중감은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 못지않게 탄탄했고, 그와 동시에 타격감은 훌륭히 정제되어 있었습니다. 장기 숙성 블렌디드 위스키처럼 부드럽게 흐르면서도, 개별적인 캐릭터는 정확히 살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랜 숙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수가 낮아졌고, 거기에 소량의 정제수만 더해졌을 것이라 추측해보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닌, 숙성과 밸런스의 완성도라는 점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위스키는, 지금까지 제가 위스키를 바라보며 쌓아온 경험과 기준을 한순간에 흔들어 놓았고, 동시에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말 큰 배움이 있었습니다. 한 번의 시음이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으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위스키를 마셔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제품을 만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훌륭한 위스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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